블로그 관련 고민

사실 블로그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나는 개발자로 일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시점부터 가지고 있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자바 웹 개발자 국비 지원교육 과정을 수료하면서 들은 내용들도 열심히 메모해두었으나 
블로그 아이디는 뭐로 하지?, 이름은 뭐로 할까?, 카테고리 분류는 어떻게 하지? 등 어떻게 보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에서 내 마음에 드는 답이 안 나와 항상 미뤄왔다.

 

회사에 다니며...

그렇게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이력서를 넣은 첫 번째 회사에서 바로 합격통지를 받게 되었고 블록체인 쪽 신설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조직 구성원은 개발경력은 없는 하청업체 관리를 위주로 해오던 부서장 1명, 신입사원 4명으로 약 6개월간 유지되었다. 이후 기존의 개발부서와 통합되었다.

(본인이 엄청난 일을 해온 것처럼 말해 경력이 있으신 분인 줄 알았으나 경력이 없던 분임을 깨달았을 때 도망쳐야 했다. Notepad++를 최고의 개발 툴이라며 추천했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블록체인이 처음 접하는 분야다 보니 퇴근하고 나서도 매일같이 열심히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곤 했다.
이 와중에 부서장한테 오후 10시에도 개별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지? 라는 톡이 왔을 땐 좀 소름이 돋았다.
업무에 관해서도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생략하기로 하고... 

내가 하던 업무는 기본적으로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문제는 지급된 PC에도 있었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호스트 PC의 최소 사양은 램 16G(권장 32G)에 저장용량 300GB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급받은 노트북은 저전력 CPU, 램 8G, 저장용량 256GB였다.


물론 주어진 업무를 진행하며 테스트 환경에서는 그런 대규모 네트워크 구축까진 하지 않고 원 노드로 진행하긴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름만 블록체인...) 그런데도 램 사용량이 항상 100%여서 불편함을 겪었고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개인적으로 16인치 인텔맥북을 구매해 사용했다. 하지만 같이 일했던 동료 3명은 지급받은 노트북을 계속해서 사용하며 수시로 컴퓨터가 다운되어서 못 해 먹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거기에 추가로 합류하게 된 기존의 개발부서 3분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총대를 메고 부서장에게 건의했더니 나머지 인원들의 컴퓨터를 맥북으로 교체해줬다. 정작 얘기를 꺼낸 나만 제외하고!
'너는 이미 가지고 있으니 나중에 더 좋은 거로 사줄게'라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시전하였다. (저기 개인재산인데요...?)
퇴사 후 맥북을 볼 때마다 그 일이 생각나서 정이 떨어져 눈물 나는 감가를 보고 중고로 내다 팔았다.
이후 여유자금도 확보할 겸 맥 미니를 중고로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_-


아무튼 해당 사건이 있고 난 뒤 항상 값싼 고급 개발자를 입에 달고 살던 부서장은 결국 경력직 채용을 포기하고 개발업무는 인도에 외주를 맡기기로 정하였고 우리에겐 받아온 코드를 검수하고 관리를 할 것을 명령했다. 항상 맡은 업무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런 생활이 이어진다면 나는 개발자는커녕 코더(Coder)조차 되지 못할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약 1년 1개월간의 짧은 회사생활을 마치고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때 나와 기존의 3명뿐만 아니라 중간에 추가로 채용한 신입사원 그리고 부서가 통합된 분들까지 부서장을 제외한 총 9명 중 무려 7명이 퇴사를 결정하였다.

 

퇴사 이후

퇴사하고 나서는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지쳐서 잠깐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에 다니면서는 여유시간이 나더라도 일절 하지 않게 되었던 게임을 한동안 했으며, 가끔 유튜버들을 보며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부럽다고 생각했던 나는 유튜브도 시작해 보았다. 평소 IT 기기를 좋아해 주제를 이쪽으로 잡아볼까 싶었으나 나는 얼굴을 내놓고 하긴 싫었고 (이러면 아무래도 영상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추가로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커서 포기하고, 평소 하던 게임의 공략 영상을 몇 개 올려봤다. 구독자 수는 세 자릿수에 불과했음에도 몇 개의 영상은 올린 지 한 달밖에 안 되었음에도 조회수는 1만이 넘었었다.

하지만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 한 영상을 재밌게 편집하여 올리는 게 아닌, 애초에 공략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이미 했던 플레이를 반복해야 함에 싫증을 느꼈고 콘텐츠 인기의 지속성 또한 어렵다고 판단하여 미련 없이 채널을 폐쇄해버렸다.

 

이렇게 한동안 방황하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채용공고에 입사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중 감사하게도 몇군데에서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고 나는 현재의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회사 업무를 하는 동안은 JAVA 언어를 쓸 일이 없다 보니 관련 용어를 잊어먹었고 결국 오버 로딩, 오버 라이딩 같은 간단한 질문조차 답하지 못했다. 면접관분이 사용했던 언어의 version 등을 알아두면 좋다, 아마 면접이 끝난 후 받은 질문들을 찾아보면 '아, 이거!' 싶을 거란 말을 해주시며 블로그의 시작도 권유해주셨다.

 

이 일을 계기로 내가 공부했던 내용들에 대한 복습의 용이성을 위해, 내가 해 온 것들에 대한 증명(?) 등을 위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일단 뭐가 되었든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다.
매일 포스팅하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기존에 공부하며 정리했던 내용들, 앞으로 공부하는 부분들, 코딩 테스트 등의 준비를 할 때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똑같은 실수를 줄이고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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